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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진화는 단백질 공학에서 사용되는 자연 선택의 과정을 모방하여서 연구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단백질이나 염기 서열을 변화시키는 기술입니다. 이것은 처음에 유전자에 의도적으로 돌연변이를 주어서, 그 중 원하는 기능을 가진 것들을 선택하여, 그 것의 수를 증폭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in vivo 로도, 혹은 in vitro 로도 쓰여질 수 있습니다. 유도진화는 단백질 공학 분야에서 단백질을 조작하는 방법으로도, 또한 실험실에서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방법으로도 사용됩니다.


유도진화와 자연 선택을 비교한 그림. 안쪽 원에는 유도진화의 세 단계가 나와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자연 선택의 과정은 괄호 안에 표시되어 있다. 바깥 쪽 원에는 일반적인 실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그림 출처: Wikipedia/directed evolution)



유도진화의 역사

초기 단계의 유도진화는 Barry Hall 의 주도 하에 1970년도에 시작하여 단백질 공학 기술의 일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1990년도 부터는 이 기술로 20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Frances Arnold 가 이를 크게 개선하여 과학계에 알리는 데에 공헌하였습니다. 유기 용매에서 안정적인 효소를 개발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Chen 과 Arnold 는 무작위의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음, 이 중 적합한 돌연변이를 가진 것들을 유기용매 안에서 효소 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선별하는 원리를 적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유도진화 기술은 유전자 조작 및 선별 기술 발전과 함께 1990년 대에 크게 유행하였습니다. 유도진화 기술로 2018년에 Frances Arnold, George Smith 그리고 Gregory Winter 에게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었습니다.




유도진화의 원리

유도진화는 연구실 환경에서 자연 진화를 모방합니다. 진화에는 개체 간 적응도의 다양성 (fitness differences), 그 다양성에 기반한 선택 (selection), 다양성의 상속 (heritability) 등의 세가지 과정이 필요합니다. 유도진화에서는, 하나의 유전자가 돌연변이 생성(mutagenesis), 선별 과정(screening), 증폭(amplification)의 단계를 거쳐서 진화합니다. 이 단계들은 보통 매 단계마다 가장 적합한 변이 형질을 골라서 반복되어서 순차적으로 개선된 형질을 선별합니다.
유도진화 실험의 성공 여부는 전체 라이브러리 크기에 직접적으로 좌우됩니다. 이것은 더 많은 변이 형질을 생성하는 것이 원하는 형질을 찾게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유도진화는 높이가 원하는 형질로 나타난 적응성 지형(fitness landscape)으로 된 언덕을 오르는 것에 비유된다. 형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시작지점(1) 주위의 모든 방향으로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하고, 언덕을 오르게 된다. 이 과정은 언덕 꼭대기(2)를 오를 때까지 반복된다.


다양한 형질 생성
유도진화의 첫번째 단계는 다양한 유전자 라이브러리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무작위의 염기서열이 가진 경우의 수는 방대하지만 (100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은 염기서열로 보면 10130 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다), 이 중 기능하는 단백질의 수는 아주 적습니다. 자연선택에서도, 인위적인 진화로도 이렇게 많은 염기서열을 모두 테스트해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물론, 자연 진화는 이러한 변이 서열들이 이미 기능하는 단백질 염기서열과 비슷한 염기서열을 가집니다. 그리고 유도진화에서는 이미 기능을 가진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줌으로써 이를 모방합니다. 

원래의 유전자(왼쪽)과 변이 형질 라이브러리(오른쪽). 점변이(point mutation)은 하나의 염기서열을 변이시킨다. 삽입(insertion) 및 삭제(deletion)는 DNA 조각을 집어 넣거나 제거하는 것이며, 유전자 재조합(shuffling)은 두개 이상의 비슷한 유전자들의 조각을 재조립한다.


기존의 유전자는 화학 물질이나 error prone PCR 등의 방법으로 무작위의 점변이(random point mutation) 또는 transposon을 이용한 삽입(insertion) 및 삭제(deletion)으로 돌연변이가 만들어집니다. 유전자 재조합은 대략 70%이상 염기서열이 비슷한 여러 염기 조각들을 사용한 DNA shuffling으로 모방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유전자의 특정한 위치에서 체계적으로 교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생성된 라이브러리는 이러한 변이 방법에 따라 기능을 하는 돌연변이의 비율이 달라집니다. 만약 특정한 유전자만이 돌연변이되어 발현되더라도 개체 안에서 나머지 유전자들은 항상성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적응도 차이의 선별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개체에 해로우며 그로 인해 돌연변이가 생성된 라이브러리는 거의 대부분 감소된 적응도를 보입니다. 그러므로 목표로 하는 형질을 가진 이로운 돌연변이를 찾기위한 적응도의 대량 측정 방법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러한 변이 형질을 찾기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선택(selection) 시스템은 단백질 기능을 유전자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반면에, 검별(screening) 시스템은 각각의 돌연변이를 테스트하여 양적인 수치를 낸 후, 원하는 형질을 가진 돌연변이 집단을 정렬하여 임의의 기준 이상의 그룹으로 구분합니다. 선택과 검별 시스템은 둘다 살아있는 세포에 in vivo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세포 없이 단백질이나 RNA에 직접 in vitro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in vivo 시스템의 경우에, 각각의 세포(주로 박테리아 혹은 효모)는 서로 다른 여러가지의 변이 형질을 가진 플라스미드가 주입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각 세포 간에는 다른 유전체는 동일하며, 변이 형질을 가진 유전자 만이 상이하게 됩니다. 세포들은 세포질 혹은세포 표면에서 목표 단백질을 발현하며 여기서 그 단백질의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세포 환경 내에서의 현상을 지켜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세포 없이 실험할 경우에 유도진화는 인공 발현 및 전사(in vitro transcription translation)을 이용하여 단백질 혹은 RNA를 시험관 안에서 생성합니다. 이 방법은 온도, 용매 등의 다양한 환경을 좀 더 정확하게 조절하여 선택 조건을 바꿀 수 있는 장점 뿐만 아니라, 세포에 독성을 지니는 단백질도 생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in vitro 실험은 DNA가 세포에 주입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in vivo 실험에 비해 훨씬 많은 라이브러리 (1015개 까지) 생성할 수 있습니다. 

효소 결합의 선택(selection)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간단합니다. 목표 물질은 단단한 구조물에 붙어서 고정되고, 그 위로 형질 변환된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흘러내립니다. 결합이 약한 단백질은 씻겨져 내려가고 붙어있는 단백질 형질들은 분리되어서 유전자를 분석합니다. 활성화된 촉매를 분리하기 위해서 고정된 효소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하나의 촉매만 선택할 뿐만 아니라 최종의 진정한 기질 반응을 관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만약 효소 활동이 세포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세포의 생존 여부로 선택할 수 있기도 합니다. 선택 시스템은 검별 시스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노동력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설계하기가 어려운 편이고 활동 여부를 제외한 활동 정도에 관한 정보는 알 수가 없습니다.

선택 시스템 대신에 검별(screening) 시스템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변이 유전자는 하나씩 발현되고 그것을 측정할 수가 있습니다. 변이 형질은 그 뒤에 정렬되어서, 실험자가 어떠한 변이형질들을 다음 단계에 쓸 것인지 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신의 분석 기기라 하더라도 선택 시스템에 비해서는 적은 양의 라이브러리 만을 테스트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에 각 변이 유전자에 관해서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데이터들은 또한 라이브러리의 활동성 분포를 분석하는 데에도 쓰입니다. 


상속성의 확보
일단 기능을 발휘하는 단백질을 분리하고 나면, 그 유전자도 함께 분리하여서 유전 형질과 발현 형질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mRNA display와 같이 단백질과 그 mRNA가 전사 맨 끝 부분에 puromycin으로 서로 연결되는 방법일 수도 있으며, 세포의 특정 부분이나 유체 방울 안에 단백질과 그 mRNA를 같이 가두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유전자 염기 서열은 PCR로 증폭되거나 박테리아에 형질 전환하여 삽입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염기서열 혹은 여러 종류의 염기 서열들이 그 다음 단계의 변이 생성에 이용될 수 있으며, 이리하여 분화-선택-증폭 순으로 반복되는 사이클은 단백질이 연구하는 의도하는 방향으로 변이되게 합니다.


발현된 단백질은 mRNA 상태의 해당 유전자에 공유결합으로 붙어 있을 수도 있고 (왼쪽), 세포의 한구역이나 유체 방울에 가두어져서 분리될 수도 있다 (오른쪽).

단백질 인공설계 기술 과의 비교

유도진화의 장점
단백질의 인공설계는 그 단백질의 구조 뿐만 아니라 효소 작용 매커니즘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단백질의 기능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특정한 변화를 특정 지점 돌연변이 형성을 이용하여 주게됩니다. 이 방법의 단점은 그 단백질에 관한 많은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특정한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유도진화는 이렇게 단백질의 매커니즘에 관한 이해 및 돌연변이 결과의 영향도 미리 예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도진화의 한계점
유도진화는 무작위로 생성된 많은 수의 변이된 형질들을 전부 측정할 대량의 분석 기술이 필요한 점에 그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유도진화 기술을 사용하기도 전부터 대규모의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기술은 대부분의 경우에 특정한 유도진화 실험에만 적용될 수 있어서, 새로운 유도진화 실험에는 다시 새로운 분석 기술을 개발하여야 합니다. 

두 기술의 융합
위의 한계와 장점을 취합하여서 단백질 인공설계와 유도 진화를 융합해서 쓸 수 있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는 중입니다. 무작위의 돌연변이를 생성할 때에, 적응성을 높이는 돌연변이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수많은 변이 형질들을 탐색해야 합니다. '집중된 라이브러리(focused library)'는 이러한 무작위한 범위를 적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집중 시킬 수 있도록 시도합니다. 이 집중된 라이브러리를 생성하는 데에는 단백질의 어느 부분에 돌연변이를 줄 것인 지에 관한 지식이 어느정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 효소의 기작과 반응에 관한 연구에는 그 효소의 반응 지점(active site)에 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유도진화의 이용

유도 진화는 단백질 공학에서 단백질 인공 설계를 대신하여 자주 사용되지만, 효소의 진화 과정에 관한 탐구를 할 때에도 사용됩니다.

단백질 공학에서
단백질 공학 기술의 하나로, 유도진화는 세 분야에서 가장 유용합니다:
     1. 고온이나 다양한 용매에서의 생명공학적 용도로 쓰이는 단백질의 안정성 향상
     2. 치료용 항체의 결합성 및 새로 만들어진 효소의 활동성 향상
     3. 기존 효소의 기작 특정성 변화

진화학 연구에서
자연 진화 연구는 전통적으로 현존하는 생물과 그 유전자에 기반하여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화석(특히 고대 생물의 DNA)의 부족과 고대 환경에 관한 완벽하지 못한 이해로 인하여 한계가 있습니다. 유도진화는 진화현상을 각각의 유전자로 나누어서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유도진화는 자연선택의 강도, 돌연변이의 정도, 주변 환경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진화 과정에서의 모든 유전자의 기록 또한 가능합니다. 이것은 진화 과정을 상세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글은 위키피디아의 유도진화 / Directed Evolution 을 번역 및 편집한 것입니다. 원문은 여기 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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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난 글이긴 하지만, 오늘 세미나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고 번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원 글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he Case of the Midwife Toad: Fraud or Epigenetics? 

by Elizabeth Pennisi



획득된 유전. Kammerer의 산파개구리 (midwife toad)는 그 다리에 알을 운반하는 대신에 물에 알을 낳는다.  사진출처: NEIL HARDWICK PHOTOGRAPHY, PHOTOGRAPHERSDIRECT.COM


폴 캄머러(Paul Kammerer)는 20세기 초, 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정행위 중 하나의 범인으로 불려져 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연구실 조수가 저지른 위조의 희생양으로 불리기도 하였고, 어떤 사람들은 정치적 혹은 과학적 반대파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도 합니다. 이번 주에 나온 새로운 연구 (역주: 이 기사는 2009년 9월에 발행되었습니다) 는 이제 그의 악명 높은 실험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분야인 후성유전을 최초로 보여주었다는 것을 밝혀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900년대 초에 시작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인 캄머러는 생명체의 일생 동안 획득한 형질이 다음 세대로 전해져 내려올 수 있다는 라마르크의 견해를 굳게 믿었습니다. 그는 라마르크적인 상속 (Lamarckian inheritance)이 도마뱀과 멍게를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에서 관찰되며, 그 중 산파개구리 (midwife toad, Alytes obstetricans)는 그가 발표한 가장 유명한 증거였습니다.


대부분의 개구리와 두꺼비는 물 속에서 교미를 하고 수중 환경에서 산란을 합니다. 하지만 산파개구리는 육지생물입니다. 암컷과 수컷은 마른 땅위에서 만나 교미를 하고, 그 즉시 수컷이 알 띠를 자신의 다리에 감싸서 알에서 올챙이가 부화할 때까지 지니고 다닙니다.

물 속에서 교미를 하는 개구리는 그 앞다리에 교미 패드(nuptial pad)라고 불리는 특징적인 색깔을 지닌 돌기가 있는데, 그것은 수컷이 축축하고 미끄러운 암컷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육지에서 교미하는 습성 때문인지, 산파개구리는 이러한 교미 패드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캄머러가 그의 실험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말이죠.

캄머러는 이 개구리들을 건조하고 무더운 환경에 가둬서 개구리가 교미한 후에 그 알을 물 속에 낳게 되도록 유도했습니다. 대부분의 알은 죽어버렸지만, 그 중 3-5퍼센트의 알이 살아남았고, 생존한 개구리는 그 부모의 육지성 생활 습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살아남은 개구리들은 시원하고 습한 환경에서도 교미와 산란을 물속에서 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캄머러는 이러한 습성이 그가 연구한 여섯 세대 내내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세번째 세대에서는 앞다리에 피부가 두꺼운 부분이 나타났으며, 두 세대 이후에 이것은 진짜 교미 패드가 되었다고 캄머러는 보고했습니다. 산란된 알도 또한 더 두꺼운 점액질을 가지고 난황 부분이 줄어들었으며, 올챙이의 지느러미 크기가 커지는 등의 수중 생활에 유용한 특성들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마침내, 캄머러가 이러한 "수중 습성의" 개구리를 보통의 개구리와 교미 했을 때에, 그는 이 "수중 습성의" 형질들이 멘델의 유전 법칙에서 관찰할 수 있는 비율로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인디아나 대학교의 과학 역사가인 Sander Gilboff에 따르면, 캄머러는 이렇게 생겨난 유전적 형질들이 새로운 세대에 물려진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시대의 희생양일까?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인 캄머러는 결과적으로 거짓이 아닌 연구로 인해 불명예를 입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CREDIT: © BETTMANN/CORBIS 

캄머러의 동료들은 이 결과에 경악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곧 과학계의 큰 손들에 의해 수많은 공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치명타는 1926년에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파충류학자인 G. Kingsley Noble이 캄머러의 "수중생활" 개구리의 마지막 표본을 관찰하고 개구리의 앞다리에 먹물이 주사된 것을 발견했을 때였습니다. Noble은 1926년 8월 7일 네이쳐지에소 "우리는 패드가 없다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증명하였다"라고 하면서, "이 표본이 패드가 있었는지 여부는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라고 썼습니다. Noble과 그의 동료들은 패드와 변색된 부분을 보이는 클래머의 사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산파 개구리가 원래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후 두 달이 안되어서 캄머러는 오스트리아의 산속에서 자살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가 불명예로 인하여 자살했다고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실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캄머러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이 사건에 관한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의 책이나, TV 다큐멘터리, 소련에서 제작된 영화 등은 모두 캄머러를 희생양으로 보았습니다. 캄머러는 " 한 천재가 어떻게 추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과학계 부정행위의 전형적인 예이거나, 과학계에서 기득권에 대항하는 모든 세력의 영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예일 대학교의 Gunter Wagner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제 산티아고 칠레 대학교의 진화 발달 생물학자인 알렉산더 발가스(Alexander Vargas)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는 21세기의 관점으로 이 사건을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그는 2009년 9월 3일에 발행된 Journal of Experimental Zoology Part B: Molecular and Developmental Evolution에서 머러의 실험이 근래에 잘 알려진 후성 유전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발달 생물학자인 Azim Surani는 "그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잠재적인 기작만이 그의 관찰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가스는 덧붙여서 이것은 "과학적인 몰이해의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생후에 획득된 형질은 후세에 유전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DNA에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의 결과가 다음 세대로 유전되기 때문입니다. DNA의 염기서열은 그대로지만, DNA에 메틸기의 추가와 제거는 특정한 유전자를 비활성화 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후성유전의 근간이 됩니다.


캄머러는 비 멘델 유전인 후성유전의 진정한 발견자였을 수도 있습니다


발가스는 캄머러가 또한 부친과 모친 중 특정한 쪽으로만 유전이 될 때 나타나는 형질인 "부모 기원 영향" (parent of origin effect)을 깨달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캄머러의 실험에서, 부계(父系)가 (물 속에 알을 낳는) "수중형질" 개구리 일 때, 다음 첫 세대의 100퍼센트와 그 다음 세대의 3/4가 "수중형질" 개구리가 되었다고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부계가 기존의 육상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그 반대도 사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기이한 관찰 결과는 "캄머러의 가설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그의 데이터에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고 발가스는 저술하였습니다. 또한 발가스는 비슷한 현상이 쥐의 털 색깔 유전에서 관찰 되었는데, 이것은 Agouti variable yellow라 불리는 유전자의 후성유전적 변화에 기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발가스는 캄머러의 개구리 알 주위의 점액질이 변형되면 일부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메틸화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모든 척추 동물은 이러한 점액 코팅을 가지고 있으며, 정자와 난자의 수정 직후 바로 제거하면 초기 배아에서 DNA 메틸화가 감소될 수도 있다고 발가스는 지적했습니다.

변형된 메틸화 패턴은 포유류, 특히 순종이 아닌 잡종에서 신체 크기에 영향을 미치고 부모 기원 영향 (parent-of-origin effect)는 새의 난소 크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마찬가지로 이는 수중생활 개구리의 더 큰 신체 사이즈와 그 알의 더 작은 사이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캄머러는 비 멘델 유전인 후성 유전의 진정한 발견자였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발가스는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후속 세대에 걸친 이러한 형질의 강화는 메틸화 레벨의 증가된 양의 반영일 수도 있으며, 과 메틸화된 Agouti yellow gene 유전자를 지닌 마우스의 털이 더 어두운 것과 유사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발가스는 후성유전적 기작이 수중 생활의 형질을 이끌어내며 산파 개구리의 극히 일부가 수중 산란에서 살아남도록 해주는 희소한 열성 형질과 교미 패드가 연관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제안했습니다. 결국, 교미 패드 열성 유전자를 가진 각각의 두 생존 개체가 교미하여 교미 패드의 발현을 유발한 것입니다.

발가스는 캄머러의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먹물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쾨슬러를 비롯한 몇몇은 그것을 질투심 많은 연구조교 혹은 캄머러의 과학적이나 정치적 반대파의 조작으로 돌렸습니다.

Gliboff 교수는 발가스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캄머러가 과학자로써 실패한 것으로 보지 않기는 여전히 힘들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반면에 Surani 교수는 호기심에 가득 차 "누군가가 이 [캄머러의] 실험을 재현해본다면 엄청나게 흥미로울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다음을 덧붙였습니다, "캄머러가 결국 옳았다는 결과가 나와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입니다."


후성유전학이란? - 후성유전학 위키피디아 페이지 번역
https://blog.naver.com/ruins0408/221139689623


DNA 메틸화란? - DNA methylation 위키피디아 페이지 번역
https://blog.naver.com/ruins0408/22115555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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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Smithsonian Smart News에 Jason Daley의 기사, "Cockroach genome shows why they are impossible to kill"를 번역 및 정리한 것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바퀴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유충의 다리 몇 개를 잘라도, 다시 자라납니다. 카펫 위에 쿠키 조각이 떨어지면, 이 벌레들은 순식간에 나타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어떤 더러운 물질이나, 병원균, 세균에게 노출 되어도, 스스로 생산한 항생제가 그것들의 건강을 지켜줍니다. 무엇보다도, 그것들은 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고, 어떠한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가장 강력한 살충제에도 코웃음을 쳐버립니다.

일견 초능력처럼 보이는 이러한 능력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요? NBC 뉴스의 Maggie Fox는 그 이유는 유전자에 있다는 최신 연구를 보도했습니다. 상하이에 위치한 중국 과학원의 연구자들은 미국 바퀴벌레 (Periplaneta amaericana)의 유전체를 시퀀싱하여서, 마치 맥가이버칼과 같은 다양한 유전자들이 이 곤충을 매우 적응력이 뛰어나게 만들어 준다고 밝혔습니다.




알고보니 바퀴는 엄청난 크기의 유전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연구된 곤충 중에서 메뚜기 다음으로 가장 큰 유전체 입니다. 미국 바퀴벌레의 유전자들은 (사실, 미국 바퀴벌레는 미국산이 아닙니다. 1625년에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추정됩니다) 올해 초 유전체가 밝혀진 독일 바퀴벌레보다 흰개미의 유전자에 더 가깝다고 합니다. 사실 그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흰개미는 "사회적 바퀴"로 밝혀져 올해 초에 바퀴와 같은 바퀴목으로 옮겨졌으니까요.

GenomeWeb은 이 바퀴 유전체의 60 퍼센트가 반복되는 시퀀스 (repetitive elements)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유전체는 또한 21,336개의 유전자를 포함하며, 그 중 95 퍼센트는 실제 단백질을 발현한다고 합니다. 이 유전자의 많은 수는 바퀴가 도시 환경에서 살아남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서, 
바퀴는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화학 수용체를 만드는 1,000개 이상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우리 떨어뜨린 과자 부스러기를 탐지할 수 있게하는 후각 수용체 (olfactory receptor)는 154개이며, 이것은 다른 비슷한 벌레의 두배에 달하는 수입니다. 또한, 바퀴는 522개의 미각 수용체 (gustatory receptor)를 가지고 있으며 이중 많은 수는 쓴 맛을 감지하여, 잠재적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는 음식을 견디게 도와줍니다. 이 벌레는 또한 살충제에 저항하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남게하는 특정한 효소들도 만들어 냅니다.

Fox는 바퀴가 유충 단계에서,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도 보고했습니다. 이 특별한 능력때문에 중국에서 불리는 바퀴의 별명은 
xiao qiang 으로, 이것은 작은 거인을 뜻한다고 연구자들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제된 그들의 논문 게재된 그들의 논문에 저술했습니다. 주저자인 Sheng Li는 Steph Yin에게 뉴욕 타임즈에서 "그건 조그마한 해충이지만, 아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바퀴가 살충제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 알아낸다면, 더 나은 바퀴 제거 방법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연구의 저자들은 "미국 바퀴벌레의 피해는 지구 온난화와 함께 더욱 심화 될 것이며, 우리 연구는 바퀴를 없애는 것과 동시에 이 곤충을 이용할 방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저자인 Li는 또한 그의 연구팀이 바퀴의 잠재적인 회복 능력을 연구하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중국 전통 한방약에서는 그 회복력 때문에 바퀴벌레를 갈아서 다양한 치료 방법에 이용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특정한 능력을 가능케하는 "성장 인자"를 밝혀내길 원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왜 바퀴를 "xiao qiang"이라고 부르는 지에 관한 비밀을 밝혀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방약의 비밀을 밝혀내길 바랍니다."라고 Li는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서, 과학자들은 바퀴에 관해 우리가 차라리 몰랐으면 했던 것들을 많이 밝혀내었습니다. 예를들어, 바퀴의 장내 미생물은 바퀴가 몰려들게하는 화학 물질을 바퀴 배설물에 주입한다고 밝혀졌습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바퀴가 1980년대와 90년대에 해충 구제에 효과적이었던 설탕 기반 미끼를 피하도록 진화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 최신 연구는 항상 사람들에게 미움받지만 너무나도 끈질긴 바퀴에 대한 대항책 (혹은 바퀴의 유용한 사용법)을 연구하는 데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벌레, 특히 바퀴벌레는 끔찍히도 싫어하는 관계로 본문에 있던 사진은 좀더 귀여운 그림으로 대체하였습니다.




그림 출처: 1. 테라포마스 131화 2. clipart.me 3. https://www.tuttogreen.it/come-allontanare-gli-scarafaggi-in-modo-natur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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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게재된 Katherine Whalley의 "Neurodevelopmental Disorder: a Targeted Rescue"를 번역 및 정리한 글입니다. 기사 원문은 여기서, 논문은 여기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취약 X 증후군 (Fragile X syndrome; FXS) 은, 마틴-벨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주로 정신 지체, 평발, 긴 얼굴, 큰 귀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유전병입니다. X 염색체의 끝 부분이 너덜거려 떨어져나갈 것 같이 보여서 붙여진 이 병은, 사실은 X 염색체에 위치한 FMR1 유전자에 CGG 염기 서열이 비정상적으로 반복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진 치료법은 현재 없습니다. 남자는 대략 4천명 중에 한명, 여자는 8천명 중에 한명 꼴로 나타나는 병입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FXS 의 발병 원인이 FMR1 유전자의 후성유전적인 비활성화 (silencing)에 의한 것을 밝혀내어, 이 비활성화를 제거한다면 FXS와 관련된 정신지체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MIT 생물학 교수인 Jaenisch 와 그 팀은, 그들의 최신 연구에서 특정한 염기 서열을 비메틸화하게 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FMR1 유전자를 재활성화 시키고 FXS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포에서 보이는 여러가지 비정상적인 표현형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Fragile X syndrome에 관한 동영상 설명. 출처: 위키피디아

FXS 환자에서는, FMR1 유전자의 비활성화는 길게 확장되어 과메틸화된 CGG 염기서열의 반복이 5' UTR (untranslated region)에 존재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을 DNA 메틸화 편집 타겟으로 하기위해, 연구자들은 FXS 환자로부터 채취한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 를 두개의 바이러스 벡터로 감염시켰습니다. 하나는 DNA 탈메틸화를 유도하는 methylcytosine dioxygenase TET1 의 활성화된 형태와 nuclease Cas9의 비활성화된 형태로 이루어진 합성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벡터이고, 다른 하나는 Cas9 과 확장된 CGG 부분에 정확히 들러붙는 RNA를 발현시키는 벡터입니다.

이 '수정된' iPSC 에서는 FMR1 유전자에 위치한 CGG 확장 부분의 메틸화 레벨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며, 원래의 수정되지 않은 세포와 비교하여, 건강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FMR1 발현 정도의 90% 까지 회복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FXS 환자의 iPSC에서 생성된 이미 분화된 뉴런이 이 벡터들에 노출되었을 때에, 그 효과 또한 (다소 적기는 하지만) 비슷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수정된 FXS 환자의 iPSC 에서 생성된 뉴런 전구세포 (precursor cell) 들이 쥐의 뇌에 주입되었을 때에, 그 세포들은 뉴런으로 분화되어 FMR1 활성화가 주사 후 몇달 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이것은 FMR1 재활성이 동물 체내에서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FMR1 유전자의 CGG 확장 부분에서 일어나는 과메틸화 (hypermethylation) 는 FMR1 프로모터에서 RNA polymerase 의 비접근성과 후성유전적인 유전자 발현 억제 인자로 특징지어지는, 염색질이 단단히 뭉친 형태인 이상염색질 (heterochromatin) 의 형성을 유발한다고 간주됩니다. 연구자들은 FXS 환자의 수정된 iPSC 에서 발견되는 이 FMR1 프로모터가 발현 억제 인자의 감소와 활성화된 염색질 인자의 존재를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이것은 확장된 CGG 반복 영역의 탈메틸화는 FMR1 프로모터가 유전자 발현을 가능하게 하는 활성화된 형태를 가지도록 유도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신경 기능에서 FMR1 유전자의 CGG 반복 확장 영역의 과메틸화를 되돌리는 것에 대한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FXS iPSC의 수정된 유형과 수정되지 않은 유형을 뉴런으로 분화시켜 그 전기생리학적인 성질을 관찰하였습니다. FXS 환자들의 뉴런에서 관찰되는 과잉민감성 (hyperexcitability) 과 동일하게, 수정되지 않은 iPSC 에서 분화된 뉴런은 정상보다 높은 신경 점화율 (firing rate)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수정된 iPSC 에서 분화된 뉴런은 신경 점화율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전기생리학적인 성질은 분화된 후에 탈메틸화가 일어나더라도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 연구는 DNA 메틸 수정 기법이 다양한 질병에 DNA 메틸화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DNA 메틸화로 인해 억제된 FMR1 유전자를 되돌려서 FXS 환자의 신경 기능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ference:
Liu et al. (2018) Rescue of fragile X syndrome neurons by DNA methylation editing of the FMR1 gene. Cell. 172(5):979-992.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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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Denna sida på svenska"의 "Asthmatics show DNA changes in immune cells"를 번역 및 정리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Photo: iStock

어린이 천식 환자에게서 발견한 DNA 변화는 출생 시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Photo: iStock 


아동 천식환자는 면역 체계의 특정한 세포에서 후성유전적인 DNA 변화를 가진다고 Karolinska Institutet 의 연구자들이 대규모 국제 연구에서 밝혔습니다. 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 에 게재된 이 연구는 추후 개선된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천식은 기도의 만성적인 염증에 의해 유발된 호흡기 질환입니다. 스웨덴에서만 대략 80만 명이 천식 환자이며, 그 중 약 5만 명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식은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인자의 조합으로 유발된다고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네덜란드의 Groningen University 와 협업하여, Karolinska Insitutet 의 연구자들은 후성유전적인 변화가 천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대규모의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후성유전은 언제, 어디서 서로 다른 유전자가 활성화 되는지 결정하며, DNA 메틸화는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유전자 발현 조절 기작입니다. 이 연구의하면 천식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특정한 면역 세포에 낮은 수준의 DNA 메틸화를 가지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특히 에오신 호산 백혈구 (eosinophils) 라 알려진 천식성 염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에서 그것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어린이의 천식과 관련된 14개의 유전자에서 DNA 변화를 관찰하였지만, 이 변화는 어린이가 출생할 당시에는 없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Erik Melén. Photo: Stefan Zimmerman


질병 기작의 이해에 관한 열쇠

"우리 연구 결과는 질병 기작의 이해에 관한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후성유전적 변화가 천식을 (직접적으로) 유발한 것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라고 Karolinska Institutet 환경 약학부 (Institute of Environmental MEdicine) 의 Erik Melen 교수는 말하였습니다. "우리 연구의 결과는 천식 환자의 저레벨의 DNA 메틸화가 천식 진행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를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Erik Melen 교수가 주도한 스웨덴 출생 연구 집단 BAMSE를 포함한 유럽 10개국의 어린이 5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이것은 EU MeDALL (Mechanisms of the Development of Allergy) 프로그램 소속 유럽 연구자들과의 장기간 협업의 결과 입니다.


"이 연구는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천식에 관한 후성유전학적 연구이며, 우리는 이 발견이 더 나은 진단과 치료의 가능성으로 연결되기를 희망합니다.." Melen 교수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후성유전적인 조절을 타겟으로 하는 것은 새롭고 흥미로운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자세한 연구 결과는 Melen 교수의 논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Reference:

Xu et al. (2018) DNA methylation in childhood asthma: an epigenome-wide meta-analysis. Rancet Respir 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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