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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임신 중 돌발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 손실에 관하여 걱정을 하길래 관련 최신 논문을 다 찾아서 읽어보고 그 중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 임산부의 돌발성 난청 발생 빈도는 비임산부에 비해서 훨씬 낮습니다 (잘 걸리지 않는 다는 이야기)

2. 또한 임신 중이더라도 덱스트론 정맥 투여 및 스테로이드 고막 주사는 태아에게도 산모에게도 안전한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임신 중 돌발성 난청이 발병한 경우에 제때 치료를 받으면 반 이상이 청력을 회복하였습니다.


서울대의대와 한림대의대에서 임신과 돌발성 난청에 관해 조사/분석한 내용입니다. 한국 의료보험조합의 통계 수치를 가지고, 6만3천명의 임산부와 12만6천명의 임신하지 않은 여성을 비교했습니다. 임산부 그룹에서는 10만명 당 19.5명이 돌발성난청 증세를 보였고, 임신하지 않은 여성 그룹에서는 10만명 당 60.7명이 돌발성난청이 있었습니다. 또한, 출산 후 1년간 돌발성 난청이 생긴 경우는 10만명 당 37.9명으로 임신 및 출산이 돌발성 난청의 확률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비슷한 내용으로 2000년에서 2009년 사이에 대만에서 조사를 했을 때, 돌발성 난청의 발생이 임산부는 10만명 당 2.71명이었던 반면에 비임산부는 10만명 당 19.5명으로 훨씬 높았습니다.
 
임신 중 돌발성 난청은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높아져서 달팽이관내의 압력 불균형을 일으켜 생긴다고 주장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높아진 에스트로겐이 청력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달팽이관에서 많이 보이는데요. 쥐 실험에서는 이 수용체를 없앴더니 청력이 어릴 때부터 손상되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에스트로겐의 높은 수치가 오히려 돌발성 난청의 발생을 예방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011년에 아일랜드에서 나온 케이스 리포트입니다. 저음역 돌발성 난청이 환자의 첫째 아이 출산 이후, 그리고 둘째 아이 임신 후기에 2회 일어났습니다. 이 환자는 선천적으로 달팽이관 외림프관이 양측 차이가 심한 상태여서 내이의 압력이 불균형해지기 쉬운 체질이었습니다. 하지만, 돌발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저하와 이명은 결국 압력이 맞춰지면서 회복되었습니다.
 
위에서 소개된 임산부의 돌발성 난청 발생 빈도를 조사한 대만 논문입니다. 돌발성 난청의 빈도는 임산부에서 아주 낮지만, 임신 후기에 주로 일어나고 30-39세의 여성에게 많이 일어나는 걸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나은 임산부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2010년에서 2014년 사이에 40만명의 한국 임산부들에게서 돌발성 난청 위험인자를 조사하여 나온 논문입니다. 그 중 459명이 돌발성 난청이었으며, 그들을 조사해본 결과 임산부의 나이, 출산 방법, 혈압,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 등은 정상 그룹과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임신 전 BMI가 높은 경우에 돌발성 난청 발생 확률을 50%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돌발성 난청을 앓았다고 해서 태아에 영향을 주는 임신성 고혈압, 조산, 미숙아 혹은 과숙아, 출산 후 부정출혈, 전치태반 등의 위험성이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임산부가 돌발성 난청이 걸린하고 해도 태아 및 산모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2021년에 낸 논문인데,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임신 중 돌발성 난청인 환자 25명을 조사하고, 나이를 맞춘 임신이 아닌 돌발성 난청 환자 그룹과 비교한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돌발성 난청 임산부의 평균 연령은 29.6세이며, 모든 환자가 한쪽 귀에서만 발병했다고 합니다. 25명 중 23명은 이명이 동시에 왔으며, 15명은 어지럼증 6명은 귀먹먹 증상도 동시에 생겼었습니다. 25명의 임산부 중에 15명이 스테로이드 고막 주사를 맞았으며 그중 두명은 경구 스테로이드도 복용하였습니다. 임산부 중 6명은 난청에 관한 어떠한 치료도 거부하였습니다. 출산 6개월 후에 다시 환자들을 조사하였을 때에, 모든 산모와 신생아가 건강하였고, 6명은 청력이 완전 회복, 7명은 청력이 일부 회복, 12명은 청력이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환자의 52%가 청력을 회복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던 어지럼증을 동반한 15명 중에서는 5명이 청력을 회복하였고, 나머지 10명 중에서는 8명이 청력을 회복하였습니다.
 
2019년 중국에서 임산부의 돌발성 난청 치료에 관하여 정리한 논문입니다.
대부분의 임산부는 임신 후기에 돌발성 난청이 발병하며, 돌발성 난청 발병 10일 이내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일부의 환자는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임산부의 치료는 덱스트란40 정맥 투여와 스테로이드 고막주사가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내용의 중국 논문인데, 돌발성 난청에 걸린 임산부 환자 30명을 조사해 봤더니, 60%가 청력회복을 하였고 덱스트란40를 안전하고 효과있는 치료법으로 추천했습니다.
 
2020년에 출판된 이 논문에서는 임신 중에 돌발성 난청이 발병하여서 스테로이드 고막주사를 맞은 환자들을 조사했습니다. 반 이상의 환자(57.1%)가 청력회복을 하였으며, 모든 산모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여서 스테로이드 고막주사가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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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un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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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메니에르병 치료 방법 중 하나인 #내림프낭감압술 에 관하여 최근 논문을 정리해 본 글입니다. 이 포스트는 비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될 수 있습니다.

내림프낭 감압술 (endolymphatic sac surgery)는 다양한 수술 방법을 이용하여서 내림프낭의 압력을 낮추고 막혀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약물 치료 등의 비 침습적인 방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사용하는 방법으로, 특히 청력 저하와 관련된 부작용을 주의하여야합니다. 하지만 젠타마이신 주사나 내이 제거 등의 수술 방법에 비해서는 청력을 대부분 보전할 수 있어서 널리 쓰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기록된 최초의 내림프낭 감압술은 1927년에 프랑스의 외과의사인 Georges Portmann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아직 메니에르병에 관한 지식이 없을 때였지만, 그는 메니에르 환자의 내림프낭에 작은 상처를 내어 내림프압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썼습니다. 10여년 후인 1938년에는 영국의 Hallpike와 Cairns가 메니에르 환자의 시신을 해부하여 메니에르병과 내림프낭 압력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밝혀내어, Portmann의 접근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었습니다. 1976년에는 미국에서 Paparella와 Goycoolea가 76명의 메니에르 환자에게 감압수술을 하여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고, 그것을 학계에 발표하였습니다. 94%의 환자가 어지럼증에서 개선된 증상을 보였고, 30%의 환자는 청력이 수술 전보다 더 나아지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내림프낭 감압술은 크게 유행하게 되었고, 여러가지 방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Paparella와 Goycoolea의 수술 방법을 나타낸 도식

 

하지만 1981년에 덴마크에서 행해진 임상시험에서는 30명의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반은 내림프낭에 구멍을 뚫는 감압술(Endolymphatic sac decompression)을 시행하고, 나머지 반은 감압과는 관계없이 내림프낭의 돌기를 제거하는 수술(mastoid shunt)을 했는데, 놀랍게도 실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가짜 수술을 받은 환자들 모두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에서 큰 호전을 보였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그들은 수술 자체의 효용성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3년 후에 같은 환자들을 추적 관찰 하였는데, 여전히 수술 받은 환자와 플라시보 환자 사이에서 증상 호전에 차이는 없었습니다.

이후, 1986년에 메니에르병과 면역체계와의 밀접한 가능성을 런던의 Gerald Brookes가 발표하여 학계는 면역계의 개선을 목표로 메니에르병 치료를 집중하기 시작하여, 수술적인 방법인 내림프낭 감압술은 인기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면역과 관련한 치료가 유행합니다. 1997년에 이비인후과 의사인 John J. Shea Jr.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국 귀전문의 연례 학회에서 알레르기 치료약인 덱사메사손(Dexamethason)과 항생제인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을 고막 안에 주입하여 그 중 63%의 환자에서 2년 내에 어지럼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하였습니다. 2001년 터키의 그룹에서도 덱사메사손을 고막 주사하여 42%의 환자에서 어지럼증이 완전히 사라졌고, 16%의 환자는 청력이 현저히 개선되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2008년 일본에서는 메니에르 환자에게 대용량의 스테로이드를 고막 주사하여 그 경과를 관찰하였고, 수술적인 방법보다 더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 캐나다의 Issam Saliba는 획기적인 수술방법을 개발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내림프낭을 깍아내거나 잘라버리는 기존의 수술 방법과는 다르게, 내림프낭의 림프 구멍을 작은 티타늄 조각으로 막아서 림프의 유입을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수술 결과, 청력의 변화는 없었지만 96.5%의 환자가 어지럼증의 완치를 보였다고 Saliba는 보고 했습니다. 1년 후에 행해진 추적 결과에서는 이 최신 수술 환자의 89.9%가 어지럼 어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내림프낭에 삽입된 티타늄 조각

 

내림프 감압술에 관련한 수술과 그 방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한 논문에서는 그 이유 중 하나가 각각 환자의 내림프낭의 형태와 크기 및 위치가 너무 다양하여서, 내림프낭에 관한 정확하고 적절한 감압이나 절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아래부터는 각각의 수술 경과 보고 논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2020년 이란의 한 그룹에서 43명의 환자에게 감압술을 시행하고 1년 간 관찰하였습니다. 결과는 아래의 도표에 나와 있습니다.

https://doi.org/10.1002/lio2.403

Vertigo: 어지럼증, THI: Tinnitus Handicap Index, 이명, PTA: Pure Tone Average, 청력

 


2019년 일본에서 감압술 수술 후 2년간 추적 검사를 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21명의 환자를 MRI로 2년간 관찰한 결과, 어지럼증 어택의 빈도는 수술 직 후 현저히 줄었지만, 정작 내림프낭의 압력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청력도 또한 감소하지도 개선되지도 않았습니다.

https://doi.org/10.1016/j.anl.2018.10.011


2020년 독일 의료진이 내림프낭 감압술을 시행한 72명의 환자를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체 환자 중 65%가 어지럼증 증상의 개선을 보였습니다. 18명의 환자는 수술 후에도 여전히 고막 주사 및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9명은 감압술 이후에도 젠타마이신 혹은 미로절제술(labyrinthectomy) 등의 수술적 처방을 받았습니다. 전체 72명 중 57명에게 청력검사과 칼로릭 테스트를 하였는데,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72명 중 21명의 환자는 와우이식 수술을 하였습니다.

https://www.thieme-connect.com/products/ejournals/html/10.1055/s-0040-1711242


2021년 중국의 의료진은 내림프낭 감압술 (Endolymphatic sac decompression surgery; 8명), 내림프 관 삽입술 (Endolymphatic sac drainage surgery; 9명), 내림프낭 차단술 (Endolymphatic duct blockage surgery; 10명) 등의 수술을 한 27명의 환자들의 내림프수종 상태를 관찰하였습니다. MRI를 사용하여 관찰한 결과, 내림프낭 차단술과 내림프 관 삽입술을 받은 환자 집단에서는 내림프수종이 감소하였으나, 내림프낭 감압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내림프수종이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186/s40463-021-00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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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un들지마